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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사카디타 세계대회
06/26/23  

지난 6월 23일 서울에서 제18차 샤카디타 세계대회가 개막되었다. 2004년 8차 대회에 이어 두 번째 한국에서 개최하는 행사이다.

‘위기의 세상 속에 깨어있기’라는 주제로 27일까지 코엑스와 봉은사에서 계속된다. 모든 논문 발표와 워크샵, 각종 전시 및 문화 공연 등은 코엑스 1, 2, 3층의 크고 작은 미팅 룸과 컨퍼런스 룸 등에서 열리고 아침 명상과 하루 세 끼 공양은 봉은사에서 진행한다. 

샤카디타'는 산스크리스트어로 '부처의 딸들'이란 뜻이다. 즉 '샤카디타 세계대회'를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여성 불자 세계대회라 할 수 있겠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비구니스님과 여성 불자들 3,000여 명이 4박5일 간 올바르게 깨어 있는 방법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체험하고 공감하는 귀한 시간을 갖는다.
 
작금의 세계는 전쟁과 전염병으로부터의 고통, 급변하는 환경에 의한 기후로부터의 위기에 따른 고통, 지역 간의 불균형에서 오는 고통 등에 휩싸여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번의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보살피고 배려하며 극복해 왔지만 앞으로 더욱 더 올바른 삶의 지침을 찾고 더 나아가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야 할 때이다. 
 
욕심으로 가득찬 마음은 전쟁을 일으켰고 갖가지 위기 상황에 처하게 했지만 비움의 정신으로 청정하게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 올 것이다. 바로 이것이 '깨어 있음'의 참된 의미라 생각한다.
 
이 깨달음을 위해 첫날  '카르마 렉세 쏘모 스님', '수미 런던 김', 파멜라 아요 예툰데' 등 세계적인 3대 명상 대가들이 진행하는 명상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코엑스 2층 대회의실에서 6시간 동안 계속되었는데 1,000여 명 이상이 들어가는 커다란 방이 가득찼고 의자 없이 회의실 바닥에서 명상에 빠져드는 불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샤카디타 대회 기간 동안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아침 명상이 봉은사 법왕루에서 계속된다.
 
이번에 발표되는 논문은 '한국의 불교여성', '깨달음의 추구: 비구니 수계의 현황', '젠더에 대한 고정관념과 무상성', '순례 수행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 존재', '부처님 가르침을 생활 속에 적용하기’ 등을 주제로 27편이 선보인다. 인문학 강좌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워크숍은 해외 다른 불교국가 문화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불교가 성장하는 지역의 불교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워크숍 48개 프로그램 중 한국 발표자들은 사찰음식, 지화 만들기, 탁본, 발우 공양, 다도, 매듭, 한복,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외국인 발표자는 명상, 불교 신행생활, 비구니 수계문제, 평화운동, 환경운동, 코로나 19 후 회복력을 키우기 위한 좌선 수행법,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제공한다.
 
환경, 불교계 성평등 등 현안을 주제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포스터 발표, 한국 선불교, 테라바다 불교 등의 아침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좀 더 실생활과 관련되는 것으로는 한국 내 베트남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베트남의 생활 문화인 불교와 사찰을 중심으로 극복하고 헤쳐 나가는 상황을 설명하고 이주민들의 삶속에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심도 있게 다루며 이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다른 미팅룸에서는 2~3년간 지속된 코로나로 인해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 정서 발달에 문제가 나타나고 있음에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등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며 청소년을 위한 명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청소년들의 회복 탄력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진행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위기 속의 세상에서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를 탐구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필자는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대면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와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3천여 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국제행사가 무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도 놀랍고, 세계의 유명한 학자, 스님, 등이 참여하여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코엑스의 어마어마한 음향과 영상 시설, 방송시스템 등 작동하는 모든 것이 최첨단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전철역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지하로 그대로 코엑스 건물로 들어가 회의실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게 했다.

2004년 8차 대회 이후 19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전국 비구니회와 불교계의 위상이 더 한층 높아지고, 참가자들을 통해 우리의 발전상이 전파되어 대한민국의 국격이 보다 더 높아지리라 굳게 믿는다.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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